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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마음이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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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어른 동화 소설

책을 선물로 받다.

지인이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였더니 배달된 것은 한 권의 책.

'코끼리의 마음'이였다. 대충 훑어보니 장르는 '어른 동화 소설'이었다.

톤 텔레헨이라는 네덜란드 작가였고, 옮긴이는 정유정이라는 분이었다. 책에 전반적으로 일러스트 페이지들이 가득했었는데,

그림들이 꽤나 이뻐서 보았더니, 김소라라는 국내 작가가 그린 것이다. 그림을 어울리게 잘 그리신 듯. 

어른 동화라는 것이 조금 생소하긴 했는데, 어쨌든 어우러진 일러스트도 가득하고, 금방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코끼리의 마음
산뜻한 일러스트의 표지

 

줄거리

줄거리는 이렇다.

나무를 올라 그 위에서 피루엣을 하는 것을 꿈꾸는 코끼리 한 마리가 있는데, 매번 성공시키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도를 하는 것이다.

(필루엣은 발레의 두 손을 원 모양으로 머리 위에 모으고 한 발로 한 바퀴 회전을 하는 동작인데,

작가가 유럽인인지라 그런 동작으로 설정한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코끼를 보면서 여러 동물들이 생각하는 바가 계속해서 나온다.

모든 동물들이 자기가 코끼리라면이라는 가정하에 어떠한 행동을 할지를 풀어나간다.

그런데 그 동물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꼬치고기도 나오고, 잉어도 등장한다.

상상도 못 하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참 신선하다. 아니 무슨 동물들이 이렇게 다양하지?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모든 생명체들이 코끼를 자신과 대입한다. 이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 후반부에서 지루한 감도 조금씩 생기기까지 한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자꾸만 생각하면서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후반에는 코끼리가 실패를 반복하면서 써 내려간 일기들이 나온다. 실패 속에서 느끼는 것을 기록한 것이다.

꾸준히 나무에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그 행위 속에서 꿈을 좇아 기록한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이다.

김소라 작가님의 일러스트

 

달팽이의 생각

여러 생각들 중에 한 가지, 달팽이의 생각. 

<내가 코끼리라면, 절대 나무에 오르지 않을 거야. 심지어 풀잎이나 모래알 위에도...... 오를 생각조차 말아야지.>

오를 생각 조차 하지 않았던 나의 생각. 시도하지 않고 경험하지 않았던 과거를 회상하였다.

반성되는 구절이었다. 도전을 두려워하며 적극적이지 못했던 과거의 세월들. 

이 책을 읽는다면, 다양한 생명체들의 생각들 중에 자기 자신을 대입해 볼 수 있는 생각들이 하나둘씩 있을 것이다.

다양한 동물들이 결국은 다양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생각

다양하게 등장하는 동물들과 그들의 생각들은 한 사람을 보는 현대인들의 모습이었다.

어떤 이는 코끼리를 응원하고 또 어떤 이는 안타까워한다.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이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무모해 보이거나 조금 다르다면, 맞닥뜨릴 생각들인 것이다.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한심하게 보는 사람도 있다. 나를 응원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시기하는 사람도 있다.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 아니, 솔직히 바라본다. 

누군가를 보면서 시기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타인의 존재나 신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지금도 꾸준히 노력 중이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할 때도 있다.

학교, 동아리, 교회, 군대, 회사... 삶의 울타리 반경이 넓어질수록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람과 섞여서 어우러지는 사회생활이 쉽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생각들을 인정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틀리다고 생각되는 신념들도 있을 것이지만, 범죄가 아닌 이상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두 가지 교훈

이 동화 소설을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조금 지루하지만, 배울 게 있는 어른 동화.'

그리고 두 가지 큰 것을 배웠다면, 하나는 코끼리의 꾸준함이고 다른 하나는 그 코끼리를 향한 생각들.

즉 '내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 그리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생각',

게으르지 않게,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 그리고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는 생각.

아주 간단히 간추리면 '열심히 겸손하게 살자'. 

 

오늘도 코끼리처럼 성실히 살아가는 모두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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