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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류이치 사카모토. 그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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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소식

아마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슬퍼할 것이다. 동양인 음악가가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있을까?

존경스럽고 멋있던 음악가, 아니 예술가 사카모토 선생님. 자꾸만 한숨이 나올 정도로 이상한 감정이 맴돈다.

필자에게는 그의 존재감이 상당히 컸던 모양이다.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던 그의 저서가 품절되어 중고 시장을 뒤지고 있던 중에, 접한 소식이라 뭔가 더 이상한 기분이 든다.

 

'건강이 괜찮은 날은 자택 내 스튜디오에서 창작 활동을 계속하며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의 소속사가 남긴 멘트, 상당히 울림이 있다.

 

Ryuichi Sakamoto
거장의 힘이 느껴지는 그의 이미지

 

Y.M.O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필자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솔로 앨범을 먼저 접했으나, 그 당시에는 난해하게 들려 깊이 있게 듣지는 못하였었고,

몇 년 뒤 그가 몸을 담았던 밴드, Yellow Magic Orchestra(줄여서 Y.M.O)을 통해 그의 음악을 더 찾아 듣게 되었다.

더 정확히는 유튜브로 HASYMO의 라이브를 보고 나서였다.

Human Audio Sponge와 Yellow Magic Orchestra의 약자가 합쳐진 것인데, 90년대 이후로 활동을 하지 않던 

Y.M.O의 멤버, 하루오미 호소노, 류이치 사카모토, 유키히로 타카하시가

2004년도에 11년만에 Human Audio Sponge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무대에 섰었고,

2007년도에 다시 HASYMO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을 했던 것이다.

부도칸에서의  라이브로 펼쳤던 곡 중 <Rydeen 79/07>이라는 곡으로 완전히 빠져 들었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긴장감을 주는 인트로, 그리고 시작되는 신디사운드.

그다음으로 치고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 그런데 상당히 동양적이다.

역시 일본음악 전자음악의 선구자들. 

1979년에 발표했던 곡을 2007년에 재해석해서 라이브를 펼친 것이었는데, 과거의 음악과 비교해서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HASYMO
부도칸 라이브 장면

 

1952년도에 태어난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은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0살 때부터 작곡을 했다고 한다.

도쿄 예술 음악 대학에서 공부했고, 작곡 학위와 음악 석사 학위를 받는다. 그가 신디사이저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대학 시절이었고, 

신디사이저는 그 뒤로 수년간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78년 솔로 데뷔 앨범 'Thousand Knaps'를 발매를 하였고,

일본의 음악사에 중요한 앨범에 세션 음악가, 작곡가, 편곡가, 프로듀서의 역할을 해왔었다. 

Y.M.O은 1981년에 'BGM'라는 앨범을 발표하고 거기서

롤랜드 TR-808이라는 전설의 드럼 머신을 녹음에 사용한 최초의 앨범이라고는 하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젊은 류이치 사카모토
TR-808을 만지고 있는 젊은 시절

 

영화 음악가 그리고 배우

'Merry Christmas Mt. Lawrence',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곡으로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에 빠지게 되지 않았을까?

동명의 타이틀의 영화 주제곡으로 사카모토 선생님이 해당 영화의 음악가로서 참여하였고, 영화음악상을 수상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데이빗 보위와 함께 이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한다. (연기를 잘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외모도 출중하셨다)

나중에 '마지막 황제', '레버넌트'의 영화 음악을 담당을 하는 등 영화음악가의 활동도 이어나간다.

 

데이빗 보위와 사카모토
영화 <Merry Christmas Mt. Lawrence>의 한장면. 데이빗 보위와 류이치 사카모토

 

전방위적 인간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은 음악뿐 아니라 인류와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었다. 

음악으로 주로 활동을 했었지만 사실은 예술인으로 다방면으로 활동했었다. 아시아 예술인으로서 큰 영향력을 펼치던 그.

미디어는 애도의 물결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슬프다.

그가 암투병 중이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덜컹하던 기분이 기억난다. 어떤 활동을 해나갈지 어떤 음악을 또 들려줄지, 

어떠한 모습으로 나이가 들어갈지도 궁금했었다. 

그래서 불안하면서도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혹시나 암을 극복한 것은 아닌지 내심 기뻤었었다. 

한편으로는, 곧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솔직히 조금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류이치 사카모토를 보면 그의 패션에서 검은색이 떠올랐는데, 세상이 검은색으로 어두워진 느낌이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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