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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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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면 늘 문장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깔끔하거나 수려한 문장력.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고 담백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저 글을 많이 쓰다 보면 해결이 될는지...

고민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자세히 모르겠고 그저 열심히 쓰다 보면 되겠거니 하고 있는데,

어색한 표현들이 해결이 될 때까지 계속 고쳐 쓰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치고 고쳐도 해결이 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은데, 시간의 압박으로 찝찝한 마음과 함께 마무리를 지어버리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그런 고민이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심지어 부제도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20년 넘게 교정 교열하며 문장을 다듬어왔던 작가가 흔히 발생되는 어색한 문장들을 소개하며 다듬어 주는 책이지만, 

그의 일화도 동시에 소설처럼 흘러가는 독특한 책이다.

 

책 표지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재미있는 디자인이다.

 

교차 구성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두 가지 스토리나 과거와 현재가 교차로 보이는 영화처럼 책은 이론과 일화가 교대로 구성되어 보인다.

그래서 이론서일수도 있지만 수필일 수도 있겠다.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작가가 겪었던 일화가 하나의 소설 스토리처럼 흘러가는데, 한 파트가 끝나면 문장에 대한 이론 설명을 하는 파트가 교대로 나오는 것이다.

작가가 교정교열을 보았던 번역서의 작가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으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이 일화가 꽤나 흥미로운데, 약간의 반전 스토리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

다만, 그 일화 속에서 작가의 '문장'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를 엿볼 수 있어 스토리 전개와는 별개로 의미가 있는 파트다.

문장에 대한 이론(?) 글로만 채워졌다면 전체적으로 지루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꽤나 똑똑한 구성이었다고 혼자서 칭찬했다.

어색한 문장들을 소개하고 다듬어주는 이론 파트는 오히려 대충 넘기게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사실은 이론 파트가 궁금해서 구입한 책이니 말이다.

 

어색한지도 몰랐던 문장들

이론 파트에서 작가는 여러 문장들을 예시를 들어준다.

왜 이러한 문장들이 어색한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다듬고 고쳐 쓰면 좋을지 문장 예시를 달아준다.

흥미로웠던 것은 필자가 평소에 쓰는 표현들이 이데 해당된 것이 많았지만, 주변에 너무나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표현들도 상당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문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블로그나 SNS에 쉽게 올라오는 글들이 교정 교열 과정 없이 올라오고 노출되다 보니, 

잘못되거나 어색한 표현을 맞다고 자기도 모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소하지만 이런 문장들을 하나둘씩 고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책을 읽어나가며 생각했다.

생각은 분명히 했다.

그러나 매일 교정 교열을 받으면서 습관을 고쳐나가지 않는 이상은 쉽지 않겠다는 것도 알겠더라.

글쓰기도 한 사람의 습관이다 보니, 이 책에서 소개된 어색한 표현들을 완벽하게 익히지 않는 이상, 

스스로 고쳐나가기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다. 

문장에 대한 상당한 열정이 필요하겠다. 어찌해야 할까...

 

문장을 바라보는 관점

작가가 교정 교열 일을 하다 보니 그가 바라보는 문장의 관점이나 시야가 남다르다.

모두가 열정을 다해하는 일에 나름의 철학이 생기는 것처럼, 작가는 '문장'과 '글'에 대한 철학이 있는 것이다.

어릴 적에 아버지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미대를 가서 '예술'을 하고 싶다고 하자, 그런 직접적인 예술학과로 진학하지 않고 어떠한 분야에 열정과 진심으로 대하면 또 다른 형태의 예술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어떠한 분야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니 글도 예술 분야이기는 하다. 아니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어쨌든, 사물을 바라볼 때도 문장을 떠올리는 작가의 시선이 흥미로웠다.

그가 생각하는 글이나 문장에 대한 철학들이 어쩌면 위로가 되기도 해서 글을 못쓴다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용기를 주기도 했다.

문장의 맞춤법이 있기는 하지만 정답은 사실 있지 않다고 한다.

맞춤법이란 그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든 규칙일 뿐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맞춤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맞춤법이 딱 부러지게 적용될 수 없는 자유로운 표현의 확장성이 있기에 한글도 변화하고, 진화하고, 발전하는 살아 있는 언어라는 것으로 필자는 받아들였다.

어법이 있고 문법이 있고 둘은 조금 구분되어야 한다는 설명글도 생소해서 인상 깊었다.

'문법'이라는 단어는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흔히 접할 수 있는데, '어법'이라는 단어가 왜 이렇게 낯선지...

구두로 주고받는 말속에서 형성되는 어법은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서 강조를 시킬 수 있지만, 쓰이고 읽어나가는 문법은 다른 것이다. 

 

내 문장은?

내 문장이 이상한지 누가 검토해 줄 수 있을까?

결국은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 익힐 수밖에 없겠구나 속으로 되뇌며 책을 덮었다.

작가를 통해 조금이나마 문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되기도 했으며, 글을 쓰고 채우기에만 시간을 할애했었다면 다듬고 고쳐나가는 거에도 공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글에도 어색한 문장들이 얼마나 많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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