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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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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만화가 있는가?

<슬램덩크>가 극장판이 개봉하면서 90년대 일본 만화가 다시 화재가 되었었다. 

아니 <슬램덩크>만 화재가 되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 애니메이션을 보러 간 이들 중에 그 작품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도 많았다.

많은 아저씨들이 극장에서 눈물 한 방울 흘렸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램덩크>라는 만화는 알고 있고, 아직도 인기가 많고 시대를 넘어선 스테디셀러가 된다는 게 이런 걸 거다. 

그 당시 즐겨보았던 만화들이 참 많았는데, 다 어디로 갔을까...

 

슬램덩크의 주인공들
경지에 오른 그림실력.

 

낭만의 시절

주간지, 월간지 형태의 만화잡지를 사모으며 다음화를 기다리던 낭만의 시절.

요즈음은 모든 것이 빠르지 않나. 

넷플릭스에도 전체 회차가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인, 기다림의 미학이 없어진 시대.

아직도 그런 형태의 만화잡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어 검색해 보니 '코믹챔프'가 존재하긴 하는데, 서점에서 본 기억은 없다.

와우! 조금 더 찾아보니 출판사는 '대원아이씨'였다. 

예전에 '소년챔프'를 발간했던, 아마도 국내에 발간된 일본 만화책 대부분이 대원아이씨 로고가 박혀 있다. 

<슬램덩크>도 대원아이씨가 국내에 들여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렸을 때는 신경도 안 쓰던 회사를 검색하고 찾아보는 자신이 웃기지만, 아직까지 사업을 유지하고 좋은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대원아이씨가 갑자기 참 고맙다.

많은 사람들에게 적어도 필자에게는 좋은 추억과 낭만의 기억을 만들어 준 것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소년챔프'와 함께 나오던 'IQ점프'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눈물이 날뻔했다.)

 

만화잡지 표지 이미지
아직도 존재했다니, 너무나 놀라운 사실이다.

 

만화책의 호시절

본격적으로 만화에 빠진 시절은 10대 때였다.

신기한 것은 지금도 10대들이 만화에 빠지는 시기라는 사실이다.

만화라는 매체도 특정 시기의 감성을 자극하나 보다.

10대였던 당시에는 만화방도 있었고, 만화대여점도 있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늘 들렸던 만화대여점에서 많은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200원인가 300원으로 책을 대여할 수 있었으니, 용돈을 아끼며 매일 한두 권씩 빌려가서 공부한다고 책상 앞에 앉았다가, 

슬그머니 꺼냈던 만화책과 꿀 같던 추억들. 

첵을 덮으면 신간이 어서 나오기를 고대했었다.

날 잡고 갔던 만화방에 편하게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만화책. 한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즐거움에 무한한 만화의 세계로 자신을 집어넣었던 이들이 많았을 거다.

만화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을 주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후 만화방과 만화대여점들이 하나둘씩 폐업을 하기 시작했고, 만화책을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한때 만화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길거리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폐업정리한다며 올라온 만화책들을 보면 마음이 쓸쓸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살기 바빠지니 한동안 '만화'라는 세계에서 거리를 두고 지냈었는데,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도 웹툰을 밀고 나가는 것을 보면 수익성이 꽤나 되는 시장이었나 보다.

아마도 만화를 즐겨보았던 동세대들이 사회의 주 소비자 혹은 주 생산자의 위치에 올라와서일까.

 

오타쿠 문화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하면, 소개팅자리에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는 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다.

심지어 주의 사람들과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이야기를 꺼내면 순간 인상을 찌푸리는 이들도 보았다. 

뭐라고 정의해야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분명 만화라는 문화가 국내에서는 저평가되고 있다고 보인다.

마치 아이돌을 좋아하는 30대 이상의 남성들이 삼촌팬을 넘어 '오타구' 취급을 받듯이, 어느 정도 나이가 찬 30대 이상부터는 향유할 수 없는 문화가 된 것이다.

분명히 나이에 민감한 한국문화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이다.

클럽도 나이 제한이 있지 않은가.

나이가 듦으로써 점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터전이 급격히 좁아지는 것이 한국이라는 나라이다. 

50대가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면 아무 이상 없이 받아들여지는데, 만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일본에서는 만화라는 문화가 극도로 발전되어 온 탓인지, 길거리 광고판에도 만화 캐릭터가 주로 쓰이며, 어른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모양이다. 

 

대중문화의 만화

요즈음 보이는 현상 중에 만화가 국내에서 연령대를 넘어 하나의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고 있다.

물론 아직도 그 수준이 옆나라 일본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세대와 세대를 거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보이니 기쁜 일이 아닌가.

방송에 자주 나오는 웹툰 작가들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있다.

음악만큼 만화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문화가 되기를 고대한다. 

국내 만화도 훌륭하고 재미있던 작품들이 참 많았는데, 시대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의 기억 속에 낭만의 기분과 추억으로 오랫동안 살아 숨 쉬는 그런 한국 만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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