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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재즈 선언', 재즈뮤지션의 재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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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읽어보자

재즈라는 음악을 안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재즈뮤지션이 되는 것 일거다.

아니면 재즈음악을 녹음하는 엔지니어가 되던가.

재즈음악씬에서 일하면 되는 것이다.

재즈라는 장르는 음악이 완성되는 데에 있어 연주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장르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테크노는 뮤지션의 감각과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의 감각적인 조합이 중요할 것이며, 힙합은 멋있는 비트를 찍는 프로듀서와 그 위에 어울리고 개성 있는 랩을 올려놓는 래퍼가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른 장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보는 가장 큰 특징을 말해본 것이다.

재즈는 뮤지션들끼리의 호흡으로 음악이 흐르고 완성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즈를 제일 깊숙하게 알고 싶다면 재즈뮤지션이 되는 것일 거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가? 

어쨌든, 모두가 음악가가 될 수 없으니, 궁금하다면 재즈뮤지션의 인터뷰나 아마추어 재즈밴드로 연주를 해보는 것도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여 소개해보고 싶다.

재즈뮤지션이 이야기하는 재즈에 관한 책이다.

그것도 최정상 재즈뮤지션의 재즈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풀어놓은 번역서를 발견한 것이다.

제목은 <재즈 선언>이고 원제는 'Moving to Higher  Ground : How Jazz Can Change Your Life'이다.

 

재즈 선언 표지
금색배경에 오렌지 타이포 배치, 그리고 흑백 사진이미지의 조합이 좋다.

 

윈턴 마설리스

원턴 마설리스는 클래식과 재즈 양쪽에서 인정받는 트럼펫 연주자이고 양쪽에서 9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재즈의 정통을 이어가는 뉴올린스의 '마설리스가'로 국내에도 소개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재즈 피아니스트이며, 형도 색소포니스트, 어머니도 동생들도 모두 뮤지션이라고 한다.

이런 가정환경 때문에 재즈를 품에 안고 태어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재즈뮤지션들에게 둘러싸여 자랐으며, 자연스럽게 재즈라는 장르를 습득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첫 챕터도 스윙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윙이라는 기쁨

재즈의 가장 특징적인 리듬이라면 바로 스윙일 것이다.

윈턴은 상당히 유려한 비유를 통해 음악의 특징을 표현한다. 

'박자는 재즈의 혈액'이라고 표현했다. 

재즈에서 박자는 시계 혹은 박자 기호로 표현이 되지 않으며 오로지 스윙박자라고 한다.

참 이해가 되는 표현이다. 

컴퓨터로 흉내 낼 수 있으나 인간이 낼 수 있는 스윙감이라는 것도 있다. 

미묘하게 속도가 빨라진다거나 틀어지는 것은 컴퓨터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AI시대에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만큼 뮤지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미묘한 디테일이 있는 것이다.

그게 어쩌면 재즈의 매력 중 하나 일지도 모르겠다.

윈튼, 분은 음악도 정상급인데 글도 참 잘 쓰는구나.

원서를 읽을 수 있는 능력만 나에게 있었다면 이 책의 가치는 더 값졌을 것이리라.

 

속에 있는 것 느낀 것을 연주하라

세상물정 모를 때 음악인이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정말 겁도 없었지.

그 안에서 했던 여러 고민이 있었는데, 우선 연주를 잘하지 못하는 것과 탁월한 감각이 없다는 것, 즉 재능의 부재였다.

일찌감치 그 길은 포기하였었지만, 한동안은 미련이 남아 조금씩 연습을 이어갔었다. 

지금도 연습은 왠지 계속해야만 하는 매일의 숙제인데, 한때는 그게 스트레스로 까지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그만큼 좋은 연주란 무엇일까, 스타 재즈 연주인들은 어떤 조건에 의해서 탄생되는 것일까 궁금했었다.

윈턴은 재즈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을 친절히 설명해 주는 장이 있는데, 그게 참 와닿아서 공유하고 싶다.

우선 첫째는 연주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아마 테크닉적인 이야기 일 것이다.

기본기와 어느 정도의 연주 테크닉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삶에서 어떤 영감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삶을 통해 받은 영감을 연주에 녹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국 연주로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일 거다.

사람은 모두 다 각자의 삶과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강렬한 어떠한 연주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게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지금도 자신만의 색깔을 뽐내기 위해 밤낮으로 연습하고 있는 이가 있을 거다.

이것은 비단 재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창작을 하는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창작이란 그런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의 재즈란

물론 재즈에 평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고 더 와닿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즈를 모르는 이에게도 분명 유익하고 값진 책일 것이다.

재즈가 미국인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며, 대중음악의 뿌리는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무대밖에서의 뮤지션들의 행태도 묘사되어 있다.

음악가들이 공연하는, 즉 수면 위의 모습뿐 아니라 수면 아래 모습도 이야기해 주는 재즈 뮤지션의 재즈 스토리.

또 다른 한편으로, 미국에서 인종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많은지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재즈를 넘어서 음악과 인종, 사람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재즈라는 음악 속에 더 깊숙이 들어가 볼 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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