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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음반 콜렉터의 진솔한 이야기, 레코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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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만화

국내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SNS에 한동안 올라오는 이미지가 있었다.

너도 나도 재미있게 읽었다며, 올라오는 것이 어떤 만화의 표지였는데, <레코스케>라는 제목의 만화책이었다.

흑백 표지에 제목 글씨만 빨갛게 되어있었는데, 레트로한 그림체가 매우 매력적이었다.

음반수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가의 진솔한 속마음과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일화들이 담겨 있는 담백한 만화책이다.

생각보다 글도 많아서 완독에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리고 은근히 음반 정보가 많이 소개되어서 음악의 폭도 넓힐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유익한 점이랄까.

이 책의 간단한 감상평을 남겨보겠다.

 

레코스케의 표지
주인공의 이름이 너무나 센스 넘치는 것 같다.

 

음반을 수집하지 않는 다면?

사실 이 책은 음반수집을 하는 사람에게 정말 공감을 많이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반 수집을 하지 않는다면 이 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조금은 어려울 것 같고, 아무래도 흥미가 떨어질 게 분명하다.

음반 수집광들이 어떠한 심리로 음반을 사서 모으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음반을 사서 모으는 사람들이 주로 이 책을 살 것 같은 게 조금은 염려되긴 하다.

국내에 음반을 사서 모으는 사람 중에서 음악 관련 도서까지 적극적으로 구입해서 읽는 이가 많은지 잘 모르겠다.

필자도 책 살 돈으로 음반을 한 장 더 사모았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되도록이면 음반수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본 책을 사서 읽기를 추천한다.

 

음반 수집광 레코스케의 이야기

이 책의 주인공은 음반을 수집하는 '레코스케'라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모토 히데야스'라는 작가가 여러 음악 관련 잡지에 연재해 오던 만화를 20주년 기념으로 엮어서 이번에 단행본으로 나온 것인데, 3번째라고 하니, 본국인 일본에서 나머지 두 권도 구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어쨌든, 주인공은 비틀스의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의 광팬으로 나오는데 이것은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아무래도 레코스케는 작가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일본에서 음반을 구입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 만화책을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일본의 레코드 가게들이 가끔씩 세일을 하거나 중고 음반들이 새로 입하하였을 때 구경 가는 주인공은 마치 필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음반 수집의 작은 심리들

음반 수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 가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그 심리는 콜렉터들이라면 100%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주인공이 데이트 도중에 새로운 가게를 발견하게 되어 들리고 싶어 안절부절못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혼자서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순간이다.

필자도 음반 수집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길거리를 가다 이따금씩 경험했었다. 

레코드 가게에서 투명 봉투에 레코드들을 담아주자 더 비싸고 취향이 고급져 보이는 LP를 사려는 주인공의 모습도 보인다.

남의 시선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게 필자이지만, 그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콜렉터의 심리를 넘어서

제일 공감 가는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이 가게에서 발견한 음반의 발매 연도를 확인하고 싶은데, 가게 주인에게 음반의 상태확인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중고음반의 경우 음반의 상태를 손님이 확인할 수도 있지만, 점원에게 요청해야 하는 가게들도 있다. 이 에피소드의 경우는 후자에 속했다.)

가게 주인이 레코드를 꺼내 상태를 확인하여 이상이 없다고 하였지만, 주인공이 구매하고 싶었던 발매연도가 아니었다.

상태 확인까지 완료했는데, 구입을 하지 않겠다는 구실이 없어서 고민을 하는 주인공.

결국은 눈물을 머금고 구매를 하고 가게를 나간다. 

사실 이 에피소드는 음반 수집을 하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겪어 보지 않았을까?

은근히 소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리저리 표현해 놓은 게 참 재미있기도 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의 특성도 은근히 드러나는 것 같았다. 

 

오타쿠 문화

사실 이 책은 음반 수집광이라 칭하면서도 결국은 오타쿠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오타쿠는 결국 준프로에 해당된다.

음악에 대한 정보와 지식들이 이 준프로 즉, 오타쿠들이 발견하고, 정리하고 또 발전시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일본에 얼마나 많은 수집광들이 있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으며 한편으로 필자가 매우 부러워하는 점이다.

세계의 모든 음반들을 일본에서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 

그만큼 다양한 취향으로 방대한 자료들이 일본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오타쿠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음반 수집에 관심이 있거나 그들의 심리가 궁금하다면 더더욱 추천이다.

 

아마도 어떠한 오타쿠가 케이팝 대백과를 일본에서 발매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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