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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인디애니 '음악', 7년의 제작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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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극장 영화 개봉을 한 독특한 그림체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제목이 음악이다.

제목이 대놓고 '음악'이고 홍보 이미지도 꽤나 독특해서, 무조건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다행히 국내에 공식 수입이 되어 유료로 유튜브에서 해당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고, 다행히 자막도 있다.

러닝타임은 1시간 11분 정도로 부담 없이 잠깐 시간을 내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겠다.

 

애니메이션 음악
가운데 켄지를 필두로 결성된 밴드, 고무술.

 

한 땀 한 땀 손으로 완성된 작품

원작은 오오하시 히로유키의 <음악과 만화>라는 만화이다.

감독이 혼자서 모두 손으로 그렸다고 하며, 7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혼자서 이것을 그려내서 완성했다는 것이 정말 놀랍지 않은가?

애니메이션을 통해 감독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질 것이며, 굉장히 자연스러운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눈치챌 것이다.

특히 클라이맥스의 야외 공연 장면은, 실제로 뮤지션이나 관객등을 동원하여 라이브를 감행하고 녹화한 다음 해당 신을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로토스코프'라는 실사 움직임을 트레이스 하는 작화법을 적용한 것인데,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머지 얼굴이나 옷의 표현은 만화적 허구를 강하게 적용하여 이 애니메이션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렇게 손으로 그리는 2D애니메이션은 이제 일본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작되고 있지 않나 예상된다.

이런 제작 방식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자본이라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개인적으로 불안하기는 하다.

 

일본 청춘 학원물

악기를 만져본 적도 없는 불량 학생들이, 즉흥적으로 밴드를 결성하면서 전개되는 청춘 록밴드 작품이다.

유일무이한 센스와 압도적인 표현력으로 방황하는 청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밴드 결성 후 셋이서 처음으로 악기를 하나씩 들고 동시에 연주를 해보는데,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고 울림이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좋은 감정을 서로 쳐다보면서 순간 공감하는 신이 정말 감동적이다.

밴드명도 매우 즉흥적으로 짓는데, 이름이 재미있으니 애니메이션을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실외 페스티벌에서 펼쳐지는 라이브신에서는 곡의 절정 부분에서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한 표현으로 많은 감정을 전달해 준다.

굉장히 일본스러운 학원물과 록음악과 밴드의 요소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음악, 밴드, 불량배, 바다, 사랑 등의 소재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개그적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스토리와 소재이지만 개성 있는 그림체와 표현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준다. 

 

초호화 캐스팅

성우진도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는데, 일본 연애계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면 관심이 갈 것이다.

특히나 주인공 '켄지'역에 뮤지션 '사카모토 신타로'가 목소리를 담당하였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사카모토 신타로'는 '유라유라 제국'이라는 일본 록 밴드의 멤버였으며 굉장히 사이키델릭 한 사운드를 만들어내 왔다.

현재는 솔로로 전향하여 여전히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사카모토 신타로'에 대한 포스팅은 다음에 해보기로 하겠다.

본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지금껏 '사카모토'가 작업한 음악과 어울리는 것은 과연 우연인 것일까?

누가 주인공 밴드의 음악을 작곡했는지 알 수 없으나 굉장히 원초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왜인지 '사카모토'가 작곡한 것이 아닐까 예상한다.

 

모든 밴드의 시작

밴드 음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이 애니메이션은 어쩌면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악기에 대해 전혀 모르는 3명이 모여서 적당히 눈에 보이는 악기를 들고 합주를 해본다.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는데 무작정 소리를 내보니, 모두가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 묘한 감정은 굉장히 기분 좋아서 다 같이 밴드를 계속하기로 한다.

남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실력이 좋든 나쁘든, 밴드 안에서 멤버들은 그저 즐겁다.

그렇게 다 같이 연습을 하다 보니 다른 밴드들은 어떤 음악을 어떻게 하는지 관심이 생기게 된다.

밴드를 하다 보니 그렇게 자연스럽게 점점 음악에 관심이 깊어지고, 욕심이 생기게 된다.

곡을 써보고, 연습을 해가면서 점점 완성형으로 다듬어져 가는 과정이 밴드의 운명이자 매력이다.

세상의 모든 밴드는 이 과정을 거칠 것이다.

비틀스, 레드재플린,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같은 위대한 밴드들도 모두 어설프고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던 시절이 있었다.

그 위대한 밴드들이 모두 거쳤던 최초의 시작점을 이 소박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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