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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그랜트 그린(Grant Green), 소울 재즈의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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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그랜트 그린(Grant Green)을 접했던 것은 사실 블루노트 커버 디자인을 모아 엮은 외국 책이었다.

블루노트 커버의 디자인은 워낙에 유명해서 멋진 커버들을 모아놓은 책이 있었다.

거기서 그랜트 그린의 리더작 커버도 있었는데, 기타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의 음악이 궁금했었다.

그의 이름이 Grant Green이라 커버가 Green 색으로 디자인된 것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아마도 <Green Street>이라는 앨범 커버를 봤던 것 같다.

 

Grant Green
심각한 표정의 그랜트 그린

 

그랜트 그린의 생애

그랜트 그린은 1935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출생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블루스와 포크 음악을 연주한 아버지 덕분에 그는 어릴 때부터 기타 연주를 배울 수 있었다.

찰리 크리스천, 레스터 영, 찰리 파커 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래서 코드 플레이보다는 색소폰 연주처럼 단음의 선형적인 연주를 주로 하였다.

고향인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기타 실력으로 유명세를 탔고, 이후에 뉴욕으로 진출하여 24세에 블루 노트 레이블에 고용된다.

그랜트 그린은 '블루 노트'의 간판 기타리스트로 리더작이나 사이드맨으로 다작의 레코딩을 하게 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블루 노트'의 인하우스 기타리스트로, 다른 사람의 레코딩에 기타 세션을 하기도 하고, 또 본인이 직접 리더로 앨범을 발표하기도 한 것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앨범만 30장을 넘고, 100장이 넘는 앨범 녹음에 참여한 부지런한 뮤지션이었다.

그러나 그는 적은 수입에 많이 좌절을 하게 되는데, 당시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장르로 자신의 음악성 방향을 틀게 된다.

그래서 1960대 중반부터 1970년대까지 팝 음악과 펑크(Funk) 음악의 세션 녹음을 하고, 블루 노트에서 자신 이름으로 녹음한 앨범에도 그 느낌을 가져왔다.

그 결과로 그의 음반은 재즈 차트뿐만 아니라, 리듬 앤 블루스나 소울 음악 차트에서 히트를 치게 되고, 그랜트 그린은 '소울재즈'라는 장르의 중요한 기타리스트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는 마약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돈을 벌기 위해서 했던 무리한 활동과 마약의 후유증으로 43세라는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소울 재즈 기타리스트의 재발견

1990년과 2000년대에 걸쳐 애시드 재즈가 발전을 하면서 그리고 또, 힙합 프로듀서들이 그의 연주를 샘플링하면서 그랜트 그린은 재조명받기도 했다. 

특히나, US3의 <Sookie Sookie>라는 곡이 당시에 히트를 치는데, 그랜트 그린의 연주가 샘플링 된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의 연주가 아무래도 샘플링하기 좋은 소스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시드 재즈 밴드들도 그의 사운드로부터 영향을 받은 흔적을 볼 수 있는데, Soulive의 기타리스트 '에릭 크라스노'의 기타 플레이는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인상을 준다. 

지금도 DJ들에게 그랜트 그린의 음반은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저평가된 기타리스트

그랜트 그린이 1990년대 이후로 재조명되면서 현재는 그의 실력이 인정받고 있고,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한참 활동을 하던 당시에는 동시대 뮤지션, '웨스 몽고메리'나 '조패스'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현재도 그가 남겼던 미발표 녹음들을 찾아 앨범으로 발매되는 것을 보면 그의 인지도가 얼마큼 부족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그가 수입을 늘리기 위해 뛰어들었던 소울재즈의 연주가 현재,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것이 샘플링 소스가 되었든, 연주의 영감을 주었든 말이다.

 

비밥적 사운드

필자가 전문 재즈 연주인이 아니지만, 비밥 연주를 공부하는 초보자에게 그랜트 그린의 솔로 라인은 많은 참고가 된다고 한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찰리파커를 카피하고 연습하는 것보다, 파커에 비해 다소 속도가 느리지만 충분히 비밥적인 사운드를 연주하는 그랜트 그린의 솔로를 연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의 연주는 비밥을 공부하기에 좋은 라인들이 많다고 한다.

 

추천앨범

그랜트 그린의 대표적인 앨범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Idle Moments'(1963)이지만, 재즈가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Green Is Beautiful'(1970)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 

소울 재즈 장르에서 그의 음악적 업적이나 특징이 더 살아있는 사운드가 담겨있는 앨범이다.

해당 앨범을 들어보면 그의 음악이 왜 샘플링이 많이 되었는지 느낌이 올 것이다.

당시 70년대에 들면서 그랜트 그린의 스타일이 소울, 펑크(Funk) 쪽으로 짙어지자 너무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래서 아마도 재즈 전문가들은 정통 재즈에 가까운 'Idle Moments'를 더 추천하는 것 같다.

 

Green Is Beautiful
기존의 블루 노트 레이블 디자인과는 색다른 느낌의 커버(그래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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