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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하이럼 블락 (Hiram Bullock), 험싱험의 재즈 펑키 기타리스트.

by 버캣김 202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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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럼 블락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재즈 퓨전 기타리스트였다.

비록 마약에 손을 대면서 그의 커리어는 한동안 암흑기를 가졌지만, 재기도 하고 좋은 활동들을 보여주었다.

그가 마약과 맞바꾼 기타를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기타리스트가 구입했다는 것은 국내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Hiram Bullock
젊은 시절의 하이럼 블락. 그의 시그니처 기타를 들고 있다.

 

어린 시절

하이럼 블락은 1955년, 주일미군 아버지에 의해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지만 2살 때 미국으로 가게 된다.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6살 때 피아노를, 11살 때는 색소폰 연주를 배웠고 중학교 때는 록 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약하였다.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16살 때 기타로 전향하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밴드 음악이 유행하던 시절에는, 기타리스트가 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조금 늦은 감이 있을 수 있는 16살에 기타를 잡기 시작했지만, 쌓아놓았던 음악적 자양분이 크게 도움이 되었던 모양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팻 메시니, 자코 패트리우스, 윌 리가 재학했던 플로리다 마이애미 대학에 진학하였다.

대학 시절 블락은 클럽에서 공연을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무사히 졸업까지 하였다.

대학 졸업 후 빌리 조엘, 밥 제임스, 스팅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반 기타 세션으로 활약하면서도 솔로 아티스트로 앨범을 발표하였다.

 

1982년부터는 NBC의 데이비드 래터맨 하우스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였으며,

'스티비 레이 본'이나 '에릭 클랩튼'과 같은 네임드 기타리스트들과 같은 무대에 서는 등 활동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hiram bullock with guitar
하이럼이 애용하던 기타. 특이하게 펜더에 험싱험으로 개조되어 있다.

 

헤로인 중독

베이시스트 자코 패트리우스와의 미국 투어 이후 헤로인 중독에 빠지게 되는데,

마약 구입을 위해 그가 처음부터 계속 연주해 오던 유일한 기타를 팔아넘기게 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해당 기타가 미국 중고 시장에 올라온 것을 '한상원'이 발견하여 '김종진'에게 구입 권유를 했었다는 것은 국내에서 유명한 이야기이다.

김종진 기타리스트가 다시는 약에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면 기타를 그냥 돌려주겠다고 제안하였지만 블락이 포기했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하이럼 블락이 마약과 맞바꾼 기타는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희소가치가 붙었는지 1억 원이라는 감정가가 매겨진 적이 있다.

어쩌면 대중들에게 더 좋은 앨범을 발표하거나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하이럼 블락의 매우 안타까운 시절이겠다.

 

연주 스타일

그의 연주 스타일은 재즈와 훵크를 바탕으로 연주를 펼친다.

재즈와 블루스의 그 중간 어디쯤 연주를 펼치는데 우리 귀에 익숙한 멜로디 라인에서도 재즈를 들려준다.

특히나 그의 스트럼 연주가 매우 그루비 하다. 

국내 한상원 기타리스트도 왜인지 그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는 추측이다.

 

hiram bullock way kool
그의 앨범 중 추천작 <WAY KOOL(1992)>

 

재기

연주자로 돌아온 하이럼 블락은 후유증으로 체중이 매우 불어난 모습이었지만 연주는 여전히 매서웠다.

블락은 몇 대의 기타를 만들었는데, 애용했던 기타처럼 1962년형 바디에 험싱험 픽업으로 기본적인 레이아웃을 같게 만들고자 했던 눈치다.

90년대 후반에는 국내 기타 브랜드 Cort에서 시그니처 모델을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동일하게 험싱험 픽업으로 구성되었다.

기억이 맞다면 2003년인가에 Cort에서 주최하는 기타 클리닉에 하이럼 블락을 초청하여 내한 공연도 했었다.

당시 내한 공연을 필자는 가지 않았지만, 운 좋게도 천년동안도에서 한상원의 무대에 특별 게스트로 갑자기 라이브를 하는 그를 볼 수 있었다.

아주 가깝게 그의 플레이를 만끽했고 연주를 잘한다 못한다를 떠나서 그가 발산했던 에너지가 아직도 남아 있는 느낌이다.

밴딩에 맞춰서 몸을 움직였던 게 그의 몸짓은 정말 멋졌다. 

그의 라이브를 사진만 찍고 영상을 남겨놓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유튜브에 업로드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무도 영상으로 기록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죽음

재기 후 왕성히 활동하였지만, 2007년 하이럼 블락은 인후암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하이럼 블락의 음악이 점점 사람들에게 잊혀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앨범이나 연주는 분명 후배 기타리스트들에게 영향을 주고 이어져내려가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