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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나도 오늘부터 클래식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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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에 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다.

필자에게는 늘 미지의 영역이었다.

대중음악과는 다르게 어떻게 발전되고 지금은 어떤 형태의 클래식 음악이 있는지 늘 헷갈린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같은 유명한 음악가들의 음악을 검색해 볼 때도 있지만, 그들의 음악뿐만 아니라, 그 음악을 연주하는 여러 연주자들도 너무 많다.

언뜻 보기엔 너무나 많은 뮤지션들이 있어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 막막했었다.

그래서 조금 더 클래식과 친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대감에 책 한 권을 구매하였다.

확실히 클래식 음악의 역사만큼 국내에 있는 음악 관련 책도 클래식 장르와 관련된 책도 제일 많다.

이것도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못 읽겠다 싶어서 그냥 끌리는 책 한 권을 골라보았다.

제목은 <오늘부터 클래식>.

와, 제목도 참 잘 지은 것 같고, 표지 디자인도 매력적으로 잘 뽑아냈다.

 

책 커버
오늘부터 클래식 표지

 

저자에 관해서

저자는 알고 보니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던 음악 기자라고 한다.

클래식 음악 중에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이 집필한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런데, 기자의 업력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가, 음악에 대한 표현이 정갈하며 동시에 수려하다.

음악을 듣는 것을 사랑하지만, 감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필자에게는 꽤나 어려운 행위이다.

저자의 글은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떠나서, 음악 자체에 대한 적절하고 공감되는 표현들로 필자의 고개는 끄덕여지기도 했고, 혼자서 감탄의 소리도 내면서 책을 읽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다 좋은 글귀들로 가득 차서 독서 중에 혼자서 멋진 표현들을 체크하면서 완독을 했다.

저자는 정말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책에 대한 짧은 인상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한 입문서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의 역사나 핵심인물을 다루고, 꼭 들어야 하는 곡들을 소개하고 배경 설명을 하는 등의 클래식 공부를 시키는 책이 아니다.

그저 기자로서의 경험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그 과정에서 피아노 전공자이기에 클래식에 대한 뒷 이야기라던가, 연주자 혹은 지휘자로서 느꼈을 생각들도 대신 전달해 주거나 잘못된 인식들도 바로 잡아준다.

개인적으로 신선했던 것을 골라보자면, 그 유명한 베토벤의 '월광'이 사실은 실제 제목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월광'이라는 곡은 사실 베토벤의 악보에는 '환상곡풍의 소나타'로 써놓아졌다고 한다. 

'월광'이라는 제목은 작곡가가 세상을 떠나고 나중에 음악학자가 붙인 것인데, 어쩌다 보니 온 세상이 그 곡을 월광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월광'이라는 잘못된 제목 때문에 그 작품의 의도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작곡자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에 오류가 발생되어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사실은 더 강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곡이라고는 설명을 해주었는데, 이 참에 월광(?)을 다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아는 또 다른 '월광'은 드뷔시의 피아노곡인데 참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클래식에도 유머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는 클래식에도 유머가 있다는 것이다.

클래식이라는 장르는 사실 무겁고 진지한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작품 중 '음악적 농담'이라는 곡이 있는데 마지막에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음만 한꺼번에 연주하게 하여, 괴상한 불협화음을 내는 구간이 있다.

이때 고전적인 클래식 음악이라는 인식 때문에 웃을 수가 없는 게 당연하겠지만, 사실 모차르트는 웃음을 의도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하이든도 유머의 달인 작곡가라고 하는 등 생각보다 클래식에서 유머가 차지하는 의미가 클지도 모른다.

 

멋진 표현, 공감되는 내용

저자의 표현이나 설명 중에 필자에게 너무나 와닿았던 내용을 소개해보고 싶다.

음악 감상의 끝이 무엇인가 질문을 먼저 독자에게 던지고서 그 뒤에 붙은 저자의 설명이다. 

수억 원어치 오디오를 집에 들여놓는 하이파이 시스템은 결국 실제 무대 위로 향하게 된다.

실제 무대 위의 소리가 고가의 오디오보다 낫다는 설명이다.

청중으로써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를 해서 듣는 소리 말이다.

그러니깐, 음악 듣기의 끝에는 결국 연주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감명받은 인용문인데,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이 썼다는 아래의 문장이 여운을 많이 남겼다.

"이 행성에서 찾아낼 수 있는 기적적 축복으로 사랑 다음에 오는 것이 음악과 유머다."

 

마무리

<오늘부터 클래식>은 클래식 음악이라는 ‘업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다.

클래식음악에서 콩쿠르가 연주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현대음악에 대한 설명등, 

간단히 클래식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파트도 있다.

그리고 기자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업계의 유명한 뮤지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받게 된 그들에 대한 인상 등도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클래식 작곡가, 연주자들이 있어 아주 큰 수확인 것 같다.

그리고 더 쉽게 클래식 음악 듣기를 시도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책을 통해 얻은 필자의 소소한 변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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