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세 반 룰레 (Jesse van Ruller), 모두가 인정한 네덜란드 기타리스트

예세 반 룰레를 소개할 때 늘 서두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1995년 셀로니어스 몽크(Thelonius Monk) 컴피티션에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짐 홀, 팻 메시니 등으로부터 기립 박수와 함께 극찬을 받았다는 이야기이다. 

 

포스의 예쎄. 그도 꽃미남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어

1972년생인 반 룰레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출신으로 7살 때부터 기타를 연주하였다고 한다.

1995년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셀로니어스 몽크 국제 재즈 기타 대회에서 우승하였다.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팻 메시니는 자신이 들었던 젊은 뮤지션들의 플레이 중에 최고라고 했으며,

기타리스트들의 스승 격인 짐 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예세 반 룰레가 주목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1997년 데뷔 앨범 <European Quintet>을 발표하면서 꾸준히 앨범을 내고 있다.

앨범명처럼, 그의 정체성을 재즈 본토 미국에서 널리 알리고자 했던 것 같다. 

이후로 몇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하고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크게 성공을 하지는 못하였는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현재는 네덜란드 최고의 음대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의 재즈기타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박윤우 재즈기타리스트의 스승이라고 한다.

(박윤우는 클래식 기타를 전공한 다음 네덜란드에서 재즈 기타를 유학하여 돌아온 재즈 기타리스트이다.)

네덜란드에서 교편을 잡으면서도 꾸준히 뮤지션의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세계 곳곳의 재즈 클럽이나 페스티벌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리더작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룹에서도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데, Chamber Tones Trio, John Swana Quartet, Mona Lisa Overdrive 등 뮤지션으로써 다양한 그룹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도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일본 재즈 레이블 55 Records에서도 몇 장의 앨범을 발표하는데, 피지컬 앨범 몇 장은 구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연주 스타일

네덜란드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도 모르고 혼자서 '제스 반 룰러' 라며 그를 기억했었는데,

시간도 쌓이고 그의 활동과 함께 인지도가 올라가며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도 많아졌다.

주변에도 그의 광팬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의 연주가 참 매력적이긴 한가 보다. 

정통재즈의 색채를 가지면서도 쿨하고 차분한 음색을 들려주는 예쎄의 연주는 사람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재즈를 듣기 시작했을 때 접했던 그의 음악은, 재즈를 잘 알지 못하여도 계속 찾아 듣게 하는 힘이 분명히 있었다.

그의 연주와 음악은 화려하고 멋있게 들렸는데 그 안에서 차분함과 발라드적 요소도 느껴졌다.

 

그의 2번째 앨범, <herbs fruits balms and spices>, (1998) 그리고 꽃미남 시절의 예쎄.

 

현재 진행형

예쎄도 어느새 중견 뮤지션인데 지금까지도 몽크 컴피티션 에피소드가 따라다닌다는 것은 그에게도 실례가 되는 이야기 일 수도 있겠다.

어느 인터뷰에서 해당 수식어에 대해 질문했을 때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그도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 같다.

훌륭한 연주와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고,

이제는 스타플레이어나 마찬가지인 그가 데뷔 당시의 이야기가 따라 붙는 다는 것을 보면,

어쩌면 그것을 뛰어 넘는 혁신적인 음악을 대중들에게 들려주지 못해서이거나

아주 대중적이고 쉬운 음악을 들려주지 못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연주가 메인인 재즈라는 장르에서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줄 정도의 '새로움'이란 매우 심오한 세계이며,

예쎄는 이미 정통과 모던이라는 양극의 색깔을 음악에 녹인 혁신적인 플레이어라

이미 새로움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